오스틴을 감동시키는 지극한 효녀, 박 매순씨

오스틴을 감동시키는 지극한 효녀, 박 매순씨

개인의 수양에서 천하의 질서에 이르기까지 도덕의 근원이 되는 것이 ‘효(孝)’ 라고 한다. 부모의 은덕을 생각하면 자식은 아버지를 왼쪽 어깨에 업고 어머니를 오른쪽 어깨에 업고 수미산(須彌山)을 백천번 돌더라도 그 은혜를 다 갚을 수 없다고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에서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 부모가 연로하여 병이 들면,  요양원이나 양로원을 먼저 생각하는 자식들이 많고,  부모를 누가 모실건가에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리고 있는 자식들이 많아 지고 있는 이런 시대에,  오스틴에서 보기 드문 효를 행하는 사람이 있다.

“내 부모 내가 모시는데 무슨 인터뷰냐. 어머니가 내게 하신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하면서 어색해 하는 박 매순(71)씨는 오는 가을, 병상에서 94세 생신을 맞이하는 어머니의 손을 잡고 놓을 줄을 모른다. 1988년 6월, 3년만 같이 있겠노라고 미국의 딸집에 오신 어머니는, 힘겹고 외롭게 살아가는 딸을 두고 차마 한국으로 돌아갈수 없어 그대로 눌러 앉게 된것이 지금까지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한국의 자식들과 친구들, 편안한 거처를 모두 마다하고 말 한마디 통하지 않는 이국에서, 딸의 손을 놓고 돌아설 수 없었던 어머니에게 이제는 딸이 어머니의 수족이 되어 그 손을 놓지 않고 있다. 박 매순씨 016 2년전, 작은 뇌졸증으로 쓰러져 크게 다친 어머니가,  3개월 후 다시 넘어져 다친후, 이제는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어머니의 간호를 지극정성으로 하며,  병인이라고 볼수없게 단정하고 고운 모습으로 손톱에 빨간 매니큐어까지 칠하고 금반지를 곱게 낀 어머니의 흰 머리를 넘기며 어머니는 빨간색을 좋아하신다며 웃는 박 매순씨는 40대에 홀로 되신 어머니가 오남매를 어찌 키워 오셨는가를 말하며 눈시울을 적신다.  어머니의 목욕에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고 업고 욕실로 간다는 박 매순씨는 점점 가벼워지는 어머니의 몸무게가 가슴이 저린다.  잘 넘기지를 못하는 어머니를 위해 모든 식사는 갈아서 준비되고, 하루에 6번의 기저귀,  이틀에 한번씩의 관장, 정기적인 당뇨 검사에 인슐린도 직접 주사하며, 그럼에도 오는 가을 어머니와 함께 크루즈 여행을 예약해 두었다고 하며 얼굴에 환한 웃음이 넘친다.

2016년 노인회로 부터 효행패를 받은 박 매순씨는 어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며 오래 함께 계시기만 하면 다른것은 더 바랄것이 없다고 한다.  비록 잘 듣기지 않고, 잘 보이지 않으나, 자신을 돌보느라 고생하는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어머니와, 먼지 하나 보이지 않는 정갈한 방에서 어머니의 손을 잡고 웃는 딸의 모습에서 가슴 뭉클한 깊은 감사와 사랑이 소리없이 전해진다. 어머니를 돌보는 것은 하나도 어렵지 않으나, 병원에 모시고 가는것이 가장 힘들다는 박 매순씨를 위해 커뮤니티 헬스 워커(Community Health Worker) 양 미경씨가 메트로 엑세스(Metro Access) 를 알아 보고 있는 중이다. (2018년 7월10일, 글: 이 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