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의 조용한 미소의 봉사자 김 순자씨
노인회 월례회때나 한인회의 큰 행사에는 항상 많은 이들을 위한 음식 준비가 따르고 부엌에는 힘든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데, 그때마다 언제나 조용한 모습으로 큰소리 한번 내지않고 궂은 일들을 처리해 나가는 얼굴이 있다. 필요한 말 이외는 하지않고, 허리가 많이 아파도 불평한번 하지 않으며 언제나 조용한 미소로 일관하는 김 순자씨는 노인회나 한인회에 없어서는 안되는 소금같은 봉사자이다.
그러나 그 조용한 미소 이면에는 숨길수 없는 흥이 넘쳐, 박경자 무용단의 일원으로도 활동하였으며, 또한 그녀는 매년 Woman’s Open National Bowling Tournament 에 참가해 상금을 따는 프로 볼링 선수이기도 하다.
1974년에 결혼해 곧 결혼 44주년을 맞는 김 순자씨의 부군인 Howard Stanley Martin 씨는 자격증이 있는 볼링 코치 (AMF Certified Instructor) 이다. 그는 고등학생때 볼링장에서 볼링 핀을 셋팅하는 일을 한것이 계기가 되어 ABC (American Bowling Congress) 에서 매년 우승 반지를 받아오던 실력이었고 그가 수상한 수많은 트로피들은 대부분 Youth Bowling Association 에 기부를 했다고 하나 여전히 집안에는 그의 화려한 볼링 경력을 대변하는 트로피와 우승반지, 뱃지들로 가득했다.
그런 남편에게 1978년 부터 볼링을 배워 이젠 함께 시합을 나가는 이 부부는 지금도 매주 어스틴에 있는Westgate Lane 과 샌 마르코스에 있는 Sunset Lane 에서 함께 볼링을 즐긴다. 나이 들어도 할수있고, 부부가 함께 할수 있어서 좋은 운동이지만, 최근 허리가 말썽을 부려 자주 하지 못하다가 며칠전 좋은 성적을 내었다는 김순자씨의 얼굴이 밝다.
일녀 이남중 맏이인 김순자씨는 1988년 어머니를 모셔와 고추, 상치, 파, 부추, 호박 그리고 과실수가 가득한 시골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부지런한 어머니의 손길에 앞마당에는 고추가 익고, 뒷마당에는 호박이 달리는, 한국집인지 미국집인지 모를 집에서, 오랜세월 언어가 통하지 않고 삼시세끼 한국음식을 드셔야 하는 장모를 모시고 살면서도 얼굴 한번 찌푸리지 않는 남편과, 부지런하고 자상한 어머니가 함께 하셔서 자신은 축복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고 하는 김순자씨는 어머니를 구순이 넘도록 잘 모셔서, 2015년 7월 어스틴 노인회에서 수여하는 효행패를 받기도 했다.
언제나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정갈한 손길로 사람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봉사자들, 힘들고 궂은 일들을 도맡아 하는 이들을 당연히 받아 들이지 말고, 한번쯤 그 고마운 손을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2018년 11월 11일, 글: 이 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