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손에는 연장, 한손에는 붓, 유 월종 목수를 만나다
어렸을때 부터 뚝딱 거리며 만들기를 좋아해서 아버지의 연장을 쓰다 아무곳에나 두어 아버지께 혼난 기억이 많다는 유 월종 목수, 중학생때는 하도 책상에 낙서를 많이해서 선생님께서 낙서(樂書) 라는 호를 지어주셔서 지금도 그 호를 쓴다는 글쟁이이기도 한 유 월종 목수는 문화회관의 크고 작은 공사를 담당하다시피 하고 있고, 노인회 봉사단중 유일한 청일점이며 아이디어 뱅크이기도 하다. 꼼꼼하고 정확한 그의 일 솜씨는 이미 어스틴의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고, 특히 많은 일식당들의 인테리어는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으며, 크고 작은 장식품에서는 그의 예술가적인 면을 엿볼수가 있다.
1990년 LA 로 형제들과 함께 이민을 온 유 월종 목수는 티셔츠 프린팅 사업을 하던중 LA 폭동을 맞아 그때를 시점으로 휴스턴으로 이주하였고, 다시 오스틴에 정착하여 식당을 경영하는등 많은 일을 해 보았으나, 가장 적성에 맞고 좋아하는 일인 디자인 박스라는 건축, 인테리어, 가구나 소품 주문제작등을 하는 사업체를 운영한지가 25년에 접어 든다며 지난일을 회상한다.
이제 아이들도 다 자라 독립을 하고, 그가 아무리 시끄러운 작업 소음을 내어도, 그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반대한 적이 한번도 없다며 미소로 바라봐주는 부드러운 성격의 부인과 더불어 큰 프로젝트가 없는 날이면 그는 작업장으로 개조한 차고에서 많은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특이하게 구부러진 나뭇가지 하나도 그의 손을 거치면 용머리로, 테이블 다리로 또는 여러가지 소품들로 탈바꿈을 한다. 어떤 디자인이나 도면이 없이도 그저 만들어 낸다는 그의 작품들은 토속적인 향기가 물씬하고, 최초로 만든 작품은 장승이라며 집앞에서 손님을 맞는 오래된 장승은 가히 그의 솜씨를 대변해준다.
저렴한 가격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에 임한다는 유 월종 목수는 어떤 까다로운 주문에도 맞출만큼, 2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한 그의 솜씨는 출중하다. 그러나 어떤때는 재료비 부담으로 인해 최상의 재료를 쓰지 못할때 마음이 아프다고 하며,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일지라도 자신의 마음에 들게 일이 마무리 되었을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이렇게 연장과 나무를 다루는 딱딱한 일을 하는 유 월종 목수는 감동깊은 시를 쓰는 이면을 가지고 있다. 그의 글솜씨는 목수일 못지않게 출중하여 한국에는 그의 글과 위트를 사랑하는 많은 팬들이 있을 정도이다.
아무리 바쁜때에도, 그에 못지않게 꼼꼼하게 한인 문화회관을 관리하는 강춘자 문화 회관 이사장의 크고 작은 주문을 우선시 하는 유 월종 목수는 노인회와 문화회관을 위해 많은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대부분 혼자 말없이 처리하며, 가장 큰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춘자 문화회관 이사장은 새해의 계획중에 미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그의 토속적인 작품들을 문화회관에 전시할 기회를 마련하여, 전시와 세일을 겸한 행사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새해들어 그의 바람은 그의 사업체가 지금처럼 순조롭게 운영되는 것이며, 또한 누구든 토속적인 작품 제작에 관심이 있으면 연장을 사용하는데서 부터 작품 제작까지 도움을 주고 싶다며, 배우고 싶은 사람은 언제든 그에게 연락을 바란다고 한다. (유월종 목수 연락처 – (512) 296-3449) (2019.1.5 글: 이 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