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화려한 외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90세 이상이며 홀로 되신 어르신들께 즐거운 하루를 선물하자는 강 춘자 문화회관 이사장의 의견에 기꺼이 합세한 이정희 무용가와 언제나 문화회관과 노인회는 물론 많은 한인회 행사에 큰 봉사를 하고 있는 오 경아 가락무용단 단장이 90세 이상 지역 어르신인 조원순(93), 최기창(92), 박동임(90), 정순예(90), 신점식(90) 등 5명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Metro Rail을 타고 시내까지 다녀오는 외출길에 나섰다.
궂은 날씨가 예보되어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날씨마저 맑게 개어 특별한 외출길을 축하해 주었고, 고운 외출복에 화장까지 곱게 한 어르신들은 소풍날을 맞이한 어린 소녀들처럼 꽃보다 화사한 모습으로 문화회관에 모였다.
복잡한 출퇴근 시간을 피해 탑승한 기차는 한적하고 쾌적하였으며, 한국에서 기차 여행하는 것 같다며 수다 보따리와 함께 간식 보따리가 쏟아져 나왔고, 기차표를 검사하는 직원까지 함께 아침에 손수 만든 쑥떡을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녹음이 짙어지기 시작하는 기차길은 그림같은 풍경을 그려주었고,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항상 전화통화는 하는 친구이기도 한 어르신들 수다에 고개를 저으면서도 흐뭇한 웃음을 감추지 못하는 청일점 최 기창 사무장은 오 경아 단장과의 팔씨름에서 거뜬히 이기는 노익장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Howard Station 에서 Downtown 까지 왕복 한시간이 조금 넘는 쾌적한 기차 여행을 마치고 바베큐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 일행은, 평소 부모님 대하듯 하는 마음으로 노인회와 문화회관에서 봉사하고 있는 이 정희 씨가 대접하는 식사 자리에서, 팔뚝만한 소갈비를 거뜬히 서너대를 처리하는 건강한 모습을 보여, 대접하는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였고, 이구동성 오늘같이 생각지도 못한 즐거운 자리를 마련해 줌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모두들 쌈짓돈인 용돈을 털어 문화회관에 후원금으로 전하는등 가슴 뭉클하게 서로를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떠들석 즐거운 식사를 마친후, 느즈막한 오후에 다시 회관으로 돌아와 오경아 단장의 새타령 춤과 이 정희 무용가가 준비한 춤을 즐긴후, 생전 마이크를 잡고 노래해 본적이 없다면서 부끄러워 하다가도 한번 시작하니 마이크를 놓기가 바쁘게 노래가락들이 이어지는 흥겨운 오락시간을 가졌다.
막상 헤어질 시간이 되자 모두들 아쉬워 하는 가운데 강 춘자 이사장이 참석한 모두에게 화사한 수국 화분을 선물했고, 내년에도 모두 건강하게 다시 만나 더 좋은 시간을 가질것을 약속하며 즐겁고 따뜻한 하루를 마무리하였다. (2019.5.2, 글:이 정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