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無形)의 재산을 쌓는 사람들, 정민호,정 경옥 전 한인 회장 부부

무형(無形)의 재산을 쌓는 사람들, 정민호,정 경옥 전 한인 회장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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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 is a book, and those who do not travel read only a page 이라는 말이 있다. 여행을 하지 않는 자는 세상이라는 책의 한 페이지만 읽은 셈이라는 뜻이다. 여행을 뜻하는 Travel 이라는 영어 단어는 라틴어의 Travail, 고통 또는 고생이라는 뜻인데 누구나 쉽게 시간과 경제적 여유만 있으면 하루만에 세상 반대편을 돌아갈수 있는 지금의 여행자들에게는 조금 의외의 뜻이지만  이 단어가 만들어 졌을 당시의 여행은 마차나, 말 아니면 도보로 길도 없는 곳을 가야하기도 하는 고생이었을수도 있겠다 싶다. 우물안에서 나와 큰 세상을 대하고 다양한 삶과 문화와 가치관을 접하며 그 경험을 통해 마음의 재산을 쌓아가는 정 민호 회장 부부는 여행한 자만이 지혜롭다는 옛 아이슬란드 속담처럼 마음의 깊이가 주는 온화함이 얼굴에 드러난다.555

오스틴 한인 사회에서는 진정 큰 일을 하고도 앞에 나서지 않는 사람들,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염천의 그늘처럼 꼭 필요한 곳에 말없이 도움을 주며 큰 나무의 역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 민호 제 6대 오스틴 한인회장과 그의 부인 정 경옥 여사가 그런 사람들이다.

정민호 회장은 1980년, 독일에서 부인 정경옥 여사와 당시 3살이던 아들과 함께 도미하여 오스틴에 정착한후,1992년 제 6대 오스틴 한인회장을 역임한 바가 있고 오스틴 한글학교의 기초를 닦기위해 많은 일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을 떠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위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오스틴 시청 앞에서 한인 최초로 한국 민주화 집회를 리드한 장본인이기 도 하다. 오스틴 한인회장 역임 당시에는 UT 학생들과 협력하여 한글 웅변대회, 그리고 무형 문화재 최 윤희 한국 무용가를 초청하는등, 한국 전통문화의 소개에 힘썼다. 당시 찬양 교회에서 무료로 제공해 주던 장소를 쓰던 노인회가 자리를 비워주어야 할 시점에 이르자, 트레일러라도 사서 노인회관으로 쓰자며, 은퇴후 모터홈을 사서 여행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은퇴금중 일부를 선뜻 기금으로 내어놓은것이, 그당시 15년간 생각만 하고 있던 현재 문화회관 건립의 발판이 되었다.444

내 삶이 곧 여행이다 라고 말하는 정 회장 부부는 젊은 시절부터 시간만 나면 여행을 했다고 하며, 지금도 일년의 반은 지구촌 곳곳을 여행하고 있다. 1980년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말도 잘 안통하고 집도, 차도 없는 와중에도 그레이 하운드와 기차를 이용해 3살 아들과 더불어 나이아가라 폭포를 유람할 만큼 그들은 삶에 대해 아등바등하지 않는 여유를 지니며, 독일 거주 당시에도 50기통의 기어도 없는 미니차로 알프스를 넘었다고 그의 삶을 차지하고 있는 여행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1

혼자 걸으면 빨리 갈수 있지만, 둘이 걸으면 더 멀리 갈수 있다는 말처럼, 정회장 부부는 뜻이 맞아 서로에게 든든한 여행의 동반자이기도 하다. 물론 어느 정도의 경제적 뒷받침은 있어야 하겠지만,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할수 있는것이 여행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좀더 젊은 나이에 시도하지 않는것이 안타깝다는 정 경옥 여사는 비가 새는 텐트에서도 자보았다며 최소한의 경비로 많은 곳을 여행한 여행담을 들려주며 건강할때 여행을 떠나라고 권하고 싶고, 여행의 경험이 나의 재산이고 지금도 여행을 할수 있게 두사람 다 건강한 것이 무엇보다 감사하다고 한다. 자주 사용한다는 여행 사이트중 크루즈나 육로 여행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 두군데도 추천했다. (Vacationstogo.com, Travelzoo.com).3

그렇게 어릴때부터 아버지와 어머니와 함께 많은것들을 듣고 보고 자란 자녀들은, 아들은 UT 의과대와 Southwestern 대학 Internship 을 거쳤고, 딸또한 하버드 의과대와 Southwestern Internship, UCLA Resident, Stanford Fellowship 을 올해 마친후 Cornell 대학에 교수로 일을 하게 된다고 한다. 자식들은 대학까지만 도와주고 거의 모두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독립심을 길러주며 키웠는데, 지금 잘 자라서 좋은 배우자들을 만나 결혼하고 훌륭한 사회의 일원이 된것이 흐뭇하고, 아들은 매일 저녁 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시간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화상채팅을 한다며, 자신들의 선행은 손을 내 저으며 알리지 말라고 하면서도, 자식들에 대한 사랑은 감출수가 없어하는 부모의 모습을 엿볼수가 있었다.

집에는 도둑이 들어도 크게 가져 갈것이 없다는 정회장 부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인사회의 많은 곳에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그리고 언제나 가장 싸게 여행할 곳을 찾아 가볍게 떠난다는 정회장 부부는 자신들이 아끼는 한인 문화회관이 문턱을 낮추어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항상 문이 열린 기관이 되었으면 하는 것과 주차장 개선이 빨리 이루어져 더 많은 사람들을 수용할수 있게 되는것이 큰 바람이라고 한다. 7월에 다시 간단히 가방을 꾸려 떠날 것이라는 정회장 부부는 잃을수 없는 무형의 재산을 쌓아가는 사람들이다. (2019.6.10 글: 이 정희)